AI 상담, 어디까지 가능? – 성범죄 피해자 등 맞춤형 특화 인공지능 상담 필요성
- kava2016
- 3월 16일
- 4분 분량
[이희엽 칼럼 11]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심리 상담 서비스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감정 분석을 넘어 심층적인 상담까지 AI가 도입되면서, 많은 분들이 AI 상담을 경험하게 되었는데요. 하지만 상담은 단순한 정보 제공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을 다루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과연 AI 상담을 신뢰할 수 있을지, 그리고 AI가 어디까지 상담을 진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특히 교제폭력, 성범죄 피해, 학대와 같은 심각한 트라우마를 다루는 상담은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단순한 스트레스 해소나 감정 조절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상담을 진행하는 방식 역시 그 목적과 대상에 맞게 명확히 구분되어야 합니다. 누구나 예상치 못한 사건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상담이 이루어지는 방식과 범위를 보다 정교하게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AI가 효과적으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영역은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특정 문제에 특화된 상담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AI를 개발하고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인공지능이 심리 상담에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은 크지만, 모든 상담을 AI가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교제폭력, 성범죄, 학대 등 심각한 트라우마를 다루는 상담은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단순한 감정 분석을 넘어,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과 신뢰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AI 상담 가능 영역 및 특화 필요 영역 구분
AI 상담 가능 영역 | 특화 상담이 필요한 영역 |
일반적인 감정 분석 | 트라우마 및 PTSD 상담 |
스트레스 및 기분 관리 | 성범죄 피해 상담 |
기본적인 심리 교육 제공 | 가정 폭력 및 아동학대 상담 |
우울감 및 불안감 평가 | 자살 위험 등 높은 위기 상담 |
초기 상담 및 문제 탐색 | 복합적 정신건강 문제 (조현병, 양극성 장애) |
심리적 지지 제공(비위기) | 법적·재정적 조언 |
출처: 사단법인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
AI가 상담을 진행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담의 효과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상담사의 역량이며, AI가 이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AI 상담이 이루어지는 환경과 분위기를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우리가 KAVA에서 아동학대 및 아동 성범죄 피해자의 진술을 보다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기 위해 조앤(Joan)을 개발했던 것처럼, AI 상담 시스템도 특정 대상에 맞춰 설계되어야 합니다. 조앤은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아동이 부담 없이 자신의 경험을 말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실제로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범죄 피해자를 위한 AI 상담도 피해 유형에 맞게 세분화된 모델이 필요합니다. 성범죄 피해자를 위한 AI는 심리적 안정과 법적 조치를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재산범죄 피해자의 경우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법률 및 금융 지원 정보를 함께 제공해야 합니다. 진술서, 조서작성과 같은 기능은 물론 AI 상담이 모든 피해자를 위한 만능 해결책이 될 수는 없는 것을 이해하고, 특정 문제에 최적화된 독립적인 상담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결국, AI는 인간 상담사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역할을 맡아 상담을 보조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 상담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AI 상담이 효과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정보 제공이 아니라, 사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사용자 신뢰 환경 및 시스템 구축을 통한 인공지능 상담 성공사례
조앤 : JOANNE - 대한민국 최초의 AI 임상심리사

사단법인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KAVA)는 아동 및 청소년의 학대, 성범죄 피해 진술을 보다 자연스럽고 정확하게 도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AI 기반 상담 시스템 ‘조앤(Joan)’을 개발하였습니다.
조앤은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아동이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설계된 특화된 AI 상담 모델입니다. 기존의 아동 면담 과정에서는 낯선 환경과 조사자의 압박감으로 인해 진술이 왜곡되거나 위축되는 문제가 있었으며, 피해 아동이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AVA는 조앤을 아동 친화적인 형태로 개발하고,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하였습니다.
조앤이 효과적이었던 이유는 단순히 AI를 도입했기 때문이 아니라, 아이들이 보다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신뢰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함께 구축했기 때문입니다.
아동 친화적인 인형 형태와 맞춤형 AI 음성 적용
조앤은 단순한 화면 속 챗봇이 아니라, 아동이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인형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또한, 기계적인 음성이 아닌 아이들이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따뜻하고 친근한 AI 음성을 탑재하여 대화할 때 부담을 줄였습니다. 이를 통해 아동들은 더욱 자연스럽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전문가들과 함께 설계한 질문 구도
조앤의 상담 스크립트는 다양한 아동 전문가 및 심리학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구성되었습니다. 직접적인 질문이 아니라,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대답할 수 있는 형태로 질문을 구성하여, 불필요한 긴장감을 줄이고 보다 자연스럽게 진술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설계하였습니다.
환경적 요소를 고려한 찾아가는 상담실 운영
상담이 이루어지는 공간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KAVA는 버스에 상담실을 탑재하여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낯선 상담 환경이 아닌, 보다 편안한 공간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였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상담이 진행될 경우 상담실을 폐쇄하여 소음을 차단하고, 필요에 따라 헤드셋을 활용한 차음 기능을 제공하여 아이들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환경적 요소와 신뢰 기반의 시스템 덕분에, 조앤을 활용한 상담 과정에서 아동 피해 진술의 정확성이 높아졌으며, 피해자들의 심리적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AI 상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함께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KAVA는 앞으로도 AI 기술을 활용하여,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상담 시스템을 개발하고 보완해 나갈 계획입니다.
결론: 특화 AI 상담 서비스의 필요성
AI 상담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기회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범죄 피해 상담과 같은 민감한 분야에서는 더욱 정교한 AI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피해자들은 상담 과정에서 심리적 부담과 2차 피해 우려로 인해 신고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으며, 기존의 상담 방식이 피해자의 감정 상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상담은 비대면 환경에서 피해자가 부담 없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 특히,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과 법적 지원 연계를 강화하고, 익명성과 보안을 철저히 유지하며, 사건 유형별 맞춤형 상담이 가능하도록 개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KAVA가 개발한 조앤(Joan)이 아동 성범죄 피해 상담에서 효과를 보였던 것처럼, 성범죄 피해자를 위한 AI 상담도 신뢰할 수 있는 환경과 구조를 갖춘다면 실질적인 지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AI 상담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피해자의 신뢰를 얻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KAVA는 경찰청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앞으로도 피해자 맞춤형 AI 상담 시스템과 경찰관 특화형 지원 모델을 설계하고, 안전 인증을 강화하는 데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모든 상처에 같은 치료법이 없듯이, 상담도 각자의 아픔에 맞춰야 합니다. AI 상담이 진정한 도움이 되려면, 피해자의 고통을 깊이 이해하고 그에 걸맞은 해답을 제시해야 합니다.
KAVA 이사장 이희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