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셰프의 고백 - 여성차별과 폭력의 경계선
- kava2016
- 2월 24일
- 2분 분량
[이희엽 칼럼 08]
얼마 전, 중식 업계에 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정지선 셰프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었던 차별과 폭력을 고백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녀는 주방에서 국자와 중식도로 신체를 맞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취업과 경력 발전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창업 후에도 동료들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을 받았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사람의 경험이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한 여성 차별과 폭력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여성들은 여전히 직장, 가정, 공공장소에서 차별과 폭력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실이 너무나 익숙한 일상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은 명확한 경계선을 넘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 경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없애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번 칼럼에서는 여성들이 마주하는 차별과 폭력의 현실을 조명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여성으로서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여전히 많은 장벽과 싸워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지선 셰프가 주방에서 겪었던 차별과 폭력은 단순한 개인의 경험이 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저 역시 사업을 하면서 수많은 남성 중심의 환경 속에서 힘든 순간들을 겪어야 했습니다. 남성 사장들 사이에서 여성 대표로 인정받기까지, 얼마나 많은 불합리한 시선과 편견을 마주해야 했는지 모릅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여자가 대표로 있는 회사가 얼마나 가겠어?"라는 말을 들었고, 중요한 협상 자리에서는 저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의사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남성 경영진들은 저를 배제하려 했고, 동등한 위치에서 이야기하려 해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볍게 여겨지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차별과 배척 속에서도 버티고, 성과를 내면서 증명해왔지만, 왜 여성들은 이렇게 스스로를 끊임없이 입증해야만 하는 걸까요?

여성들은 직장에서, 사회에서, 그리고 심지어 가정에서까지 차별과 폭력을 경험합니다. 때로는 노골적이고, 때로는 교묘한 방식으로 여성을 낮추는 문화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정지선 셰프가 용기 내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듯이, 우리 사회는 이제 변화해야 합니다. 여성들이 동등한 기회를 갖고, 차별 없이 평가받으며,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더 많은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차별과 폭력은 침묵할 때 더 강해지고, 함께 맞설 때 무너집니다. 이제는 여성들이 자신을 입증하려 애쓰기보다, 사회가 평등한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존중받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입니다.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KAVA)는 이러한 차별과 폭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나은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성들이 폭력에 맞설 수 있도록 피해자 보호·지원 데이터를 구축하고,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며, 다양한 상담 지원 체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두려움 없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돕고, 필요한 법적·심리적 지원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 다시 일어설 기회를 제공하고, 여성 채용을 확대하는 등 여성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고민하고, 여성들이 더 이상 '증명해야 하는 존재'가 아닌, 당당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저 역시 여성으로서 사업을 하며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끝까지 버티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한다면, 우리는 더 나은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여성들이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사회가 아니라, 사회가 여성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제 우리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갈 때, 우리는 더 멀리, 더 단단하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 이희엽 이사장
